사실 <프로메테우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이전 두 SF 대표작에 한참 못 미치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감독이 이전 영화들을 통해 보여줬었던 짜임새 있는 내러티브 구조와 등장인물의 생동감이 해당 작품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 게다가 몇몇 이들은 <에일리언>의 프리퀼에 불과할 이 작품이 과연...
가을은 바야흐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그리고 오늘 율리안은 카이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참이었다. 물론 어디가 아프거나 다쳐서는 아니고. "군밤 먹이셨죠? 군고구마도?" "어, 어떻게 아셨어요?" "원래 찬바람 불기 시작할 때마다 살이 뒤룩뒤룩 쪄서 저희 병원에 내원하는 친구들이 열 손가락을 넘어가요." "사실...저도 적당히 주려고 했는데 ...
<1> 마르코는 저도 모르게 한쪽 다리를 덜덜 떨면서 들고 있던 마이크를 어설프게 고쳐 잡았다. 옆에 서 있던 여자 아나운서가 슬쩍 눈치를 주었지만 이미 그의 몸은 머리의 통제를 벗어난 후였다. 입이 절로 바싹 말랐다. 애초에 인터뷰는 마르코의 전문분야가 아니었다. 인터뷰이가 아니라 인터뷰어로서 진행하는 인터뷰는 더더욱. 게다가 지금 그에게로 곧...
랭케스터 도드는 주변 사람들에게 마스터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심리치료사이자 최면술사이며, 가족들과 함께 창설한 신흥 종교집단 '코즈'의 수장이기도 하다. 랭케스터는 인간 영혼의 영원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코즈의 교리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최면술, 혹은 심리학의 정신분석 장면을 연상시키는 '일반 프로세싱(Formal Processing)' 기법...
2022 H: Digga, Hast du es gesehen? lol (야 너 이거 봤냐?ㅋㅋ) H: https://www.bild.de/bild-plus/sport/fussball/borussia-dortmund/bvb-reus-und-hummels-wahrheit-ueber-ihr-verhaeltnis-81330280.bild.html H: ;) 오랜만...
이미 반쯤은 예상하고 있었던 일임에도 막상 로이스가 또다시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십 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그를 멀리서 조용히 지켜봐왔던 팬으로서 마음이 무너지는 것만큼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날개를 펼치고 힘껏 날아오르려 할 때마다 발목을 잡은 기나긴 부상의 늪. 2014년, 2016년, 2020년, 그리고 2022년. ...
*2018년도 작성 팬 칼럼 번역(의역, 오역 O) *원글 출처: https://www.schwatzgelb.de/artikel/2018/unsa-senf/oh-captain-my-captain 사과를 해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나는 모든 BVB 팬들-회의론자들, 불신자들, 비관론자들, 비평가들, 불평하는 자들, 그리고 직감을 따르는 이들-을 대변하여 한 ...
그리고 문장의 말미에 온점 대신 물음표를 넣는다면. *2020년작 재발행 건조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혔다. 로우는 일을 마치고 오렌지빛 노을이 지는 바닷가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그의 어깨와 주머니에 꽂아 넣은 두 손에서는 강렬한 약품 냄새와 톡 쏘는 쇳비린내가 번갈아 가며 났다. 피부에 한 번 낙인처럼 배어버린 냄새는 아무리 씻어도 없어지지 않았다. ...
등장인물: 로스(존 롤스), 샌디(마이클 샌델), 치킨(트립퍼), 내레이션 배경: 마린 포드 해군 본부 근처 노천카페 내레이션: (다 식은 커피를 한 입 마신 후) 지금 저희가 속한 작품의 줄거리와 세계관에 대한 제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질문 있으신 분? 로스: (한숨을 쉬며) 그러니까 자네 말은 내가 지금 생전 처음 들어보는 어느 만화책 속에 들어왔단 ...
루크의 신화 스타워즈 기획 당시, 비교 신화학자인 조셉 캠벨의 영웅 신화 구조 이론에 큰 감명을 받은 조지 루카스는 이를 그의 영화에 차용하여 스타워즈가 미국을 위한 새로운 신화가 되기를 바랐다. 작금의 종교학계에서 조셉 캠벨의 영웅 신화 구조 이론은 여러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나, 그 시절 조지 루카스가 캠벨의 이론에 깊이 심취했음은 여러 일화를 통해 ...
히에로니무스 보슈(Hieronymus Bosch)는 15세기 네덜란드에서 주로 활동한 화가로, 초현실적인 배경에 쾌락, 부정부패 등을 상징하는 알레고리가 난무하는 제단화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바보들의 배(Das Narrenschiff, 15세기 경)>(도판 1) 역시 그 화풍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바...
가끔씩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다스베이더와 타투인에서 사는 어린 루크 스카이워커 아나킨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깜깜한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있었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는 긴 시간동안 온 노력을 기울인 끝에, 팔다리가 무참히 떨어져나가고 이글거리는 용암에 온 몸의 피부가 흐르는 액체처럼 녹아내렸던 마지막 순간의 고통을 드디어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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